노건일(盧健一)인하대총장은 청와대 행정수석비서관과 교통부장관을 지낸 정통 관료출신이다. 그는 대학에서 잔뼈가 굵은 교육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 대학의 현실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총장이 꿈꾸는 대학의 모습은 비교적 평범하고 단순하다. 인하대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교수들은 연구에 매진하는 분위기가 정착된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것.
“국내 대학들은 미국 등 선진국의 대학에 비해 학구적인 분위기가 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공부하지 않는 대학은 결코 미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평소 소신입니다.”
98년3월 총장에 취임한 이래 그는 그동안 사문화되다시피 했던 교수업적평가제를 재정비해 교수들에게 자극을 주려고 노력해 왔다. 또 수업에 자주 빠지는 학생들에게는 학점을 주지 않는 등 학사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총장은 21세기를 앞두고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인 발전을 추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인하대가 국내 다른 대학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는 분야를 특성화할 계획.
“대학 교육의 직접 수혜자인 기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분야를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하대만이 갖는 특성을 살려 국제통상 정보통신 항공우주 분야 등 미래에 유망산업으로 각광받을 분야를 특성화할 생각입니다.”
그는 “대학의 발전은 곧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신념으로 맡은 일에 노력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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