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태백시' 원인은?]경제枯死 위기가 불씨

  • 입력 1999년 12월 21일 20시 10분


‘이대로는 못살겠다.’

‘함태탄광 재개발없이는 태백의 미래도 없다.’

21일 오전 국내 최대 탄광도시인 강원 태백시.

23일로 예정된 시민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거리마다 각종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상가와 가정집에는 반기가 게양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또 차량들은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모두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고 있었다.

이같은 ‘태백사태’는 정부가 서둘러 석탄산업 보호육성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태백시 경제가 회생불능 상태로 빠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를 시행한 뒤 태백지역 탄광들이 속속 문을 닫기 시작, 89년 말 45개이던 탄광이 지금은 3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88년 말 1만5300명에 달하던 광원수가 현재 2800명으로 줄었고 11만6000명에 이르던 태백시 인구도 6만명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현재 남아 있는 탄광 중 최대 규모인 석탄공사 장성광업소(광원 1806명)마저 갈수록 채탄 조건이 악화돼 4∼6년 내에 다른 광구가 개발되지 않을 경우 폐광해야 할 처지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올 9월 초 시의원 사회단체장 주민대표 등 94명으로 지역현안대책위원회를 구성, 정부에 석탄산업 육성대책을 요구해왔다.

대책위측은 93년 폐광됐으나 앞으로 30여년간 1300여만t의 석탄을 생산할 수 있는 함태탄광을 재개발하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또 태백지역을 고용촉진지구로 지정하고 폐광지역 종합개발을 위한 민자유치를 활성화할 것 등도 촉구하고 있다.

〈태백〓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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