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측은 사고현장에서 블랙박스를 수거,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해독하기 전까진 정비불량으로 인한 기체 결함, 조종사 실수, 테러 등 어느 쪽으로도 단정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측은 이날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륙 직후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고 기체의 파편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다는 현지 지점장의 보고가 있었지만 정확한 추락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기가 추락하기 1시간 전에 다른 화물기가 같은 공항을 정상적으로 이륙했으므로 공항관제나 기상조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측은 조종사가 피로해서 운항조작에 실수를 저질러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했다.
박득규 기장 등 승무원 3명이 사고기인 8509편을 조종하기 위해 20일 오후1시 대한항공 907편 여객기에 승객으로 탑승, 런던 현지시간으로 20일 낮12시35분경 도착했으므로 휴식시간이 충분했다는 것.
항공기 점검은 일단 런던에 파견된 대한항공 정비사들이 담당하지만 기체에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현지 제휴 항공사의 도움을 받아 수리하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설명하며 “사고기가 정상고도를 잡기 전인 이륙 2분만에 추락했으므로 공항에 머무는 동안 진행된 정비 및 화물적재 과정을 정밀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