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화물기 추락/현장 스케치]산산조각…파편 비오듯

  • 입력 1999년 12월 23일 18시 52분


22일(한국시간 23일) 대한항공(KAL) 보잉 747 화물수송기가 추락한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 인근 그레이트 핼링베리 근처의 숲에는 가로 10m, 세로 20m 이상의 구덩이가 패었다. 추락기 잔해는 찌그러지거나 불에 탄 채로 수백m까지 퍼졌다.

“비행기 파편이 비오듯 쏟아졌다”는 영국 BBC방송의 보도처럼 사고기는 산산조각났다.

한 주민은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며 “비행기가 마을을 덮치는 것 같아 무서웠다”고 추락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주민은 “커다란 불덩이가 추락지점에서 솟아올랐으며 하늘 전체가 불길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사고후 비가 내렸지만 추락기 잔해에서는 3시간 동안 불길이 솟았다.

그레이트 핼링베리는 사고 직후 전력공급이 중단돼 어둠에 휩싸였다. 그러나 추락지점 주변은 사고기 잔해에서 치솟는 화염과 이를 진화하려는 소방차와 앰뷸런스 등에서 내뿜는 불빛으로 환했다.

현장 근처로 현지 주민들이 몰려들었으나 경찰은 이들의 접근과 인근 M11 도로를 차단했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사고기에서 유독 화학물질이 새어 나올 지도 모르니까 집안에서 창문을 닫고 지내라고 당부했다.

그레이트 핼링베리 부근 숲은 16세기 영국 국왕 헨리 8세가 사슴 사냥을 즐긴 곳이다.

〈그레이트 핼링베리(영국)〓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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