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살인용의자 눈뜨고 놓쳤다…美혐의자 몰래 출국

  • 입력 1999년 12월 23일 18시 52분


검찰이 인사이동으로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유력한 미국인 살인혐의 용의자가 미국으로 도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지검 형사3부(권재진·權在珍부장검사)는 97년 이태원 버거킹 햄버거가게에서 발생한 홍익대 조중필(趙重珌·당시23세)씨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혼혈 미국인 아서 패터슨(20)이 올해 8월24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2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범인으로 지목돼 기소됐던 미국국적 한국인 에드워드 리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후 조씨 가족이 패터슨을 고소해 출국금지조치를 취해오고 있었으나 검사 인사이동으로 잠시 출국금지연장 조치를 하지 못한 틈을 타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패터슨이 출국한 뒤 3개월이나 지난 11월에야 출국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97년4월3일 여자친구와 함께 햄버거가게에 들러 용변을 보고 있던 조씨를 리나 패터슨 중 한사람이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

당시 검찰은 현장에 함께 있던 리와 패터슨이 서로 상대방이 살해했다고 부인하자 거짓말탐지기와 법의학결과를 토대로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해 1심과 2심은 리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20년을 선고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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