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들의 증언과 초기 현장조사 내용 등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사고 비행기의 두 가지 블랙박스 중 음성기록장치(CVR)는 양호한 상태로 수거됐다. 영국 교통부 산하 항공사고조사국(AAIB)은 비행기록장치(FDR)가 발견되면 수일내로 사고원인 등에 대한 초기 조사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음성기록장치 양호▼
영국 정부는 경찰과 AAIB 조사단원 등 100여명을 그레이트 핼링베리의 사고 현장에 투입해 비행기 잔해 등을 수색하고 있다.
BBC방송 등 영국 언론은 “사고기가 화염에 휩싸인 채 떨어졌다” “이륙할 때 엔진에 불이 붙었다”는 목격자 증언을 잇따라 보도하며 공중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고기 추락지점에는 깊이 7∼8m, 지름 15∼30m의 타원형 구덩이가 파였고 잔해도 추락지점 반경 200m내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추락한 뒤에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 준다. 공중폭발이라면 구덩이가 크기 않고 잔해도 넓은 지역에 흩어지기 때문이다.
사고기가 추락 직전 비상착륙을 위해 회항을 시도했는지, 관제탑과 어떤 내용의 교신을 했는지도 사고원인 규명의 열쇠.
▼목격자 "공중폭발"▼
AAIB의 대변인 스티븐 웹은 23일 “사고기 조종사들이 비상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관제탑과의 교신여부나 내용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 건설교통부 관계자들은 24일 “비행기가 정상고도로 올라가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 기수를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긴급 회항시도가 있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뜻이다.
▼회항시도 여부 논란▼
반면 KAL 현장조사팀은 레이더 자료 등을 분석한 스탠스테드 공항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사고기가 이륙 직후 왼쪽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통제불능상태에 빠졌으며 90도로 추락했다고 말했다.회항시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KAL 관계자들은 사고기가 정상고도로 올라가기도 전에 왜 왼쪽으로 선회하려 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그레이트 핼링베리〓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