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인 오용환(吳容煥·27)씨. 그는 복역 9년여만에 처음으로 교도소측으로부터 1박2일의 특별외출 허가를 받아 경기 안성에 있는 집을 찾은 뒤 23일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진행된 세종대 경영대학원(야간) 입학시험을 치렀다.
오씨는 97년 고졸자격검정고시에서 대전지역 수석을 차지했으며 10일 발표된 한국방송통신대의 학사인정시험에서도 경영학과 전국수석을 차지했다.
고교를 중퇴한 그는 90년 11월경 “버릇이 없다”며 고교후배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처음에는 동료 재소자들을 폭행하고 교도관과 자주 마찰을 빚어 청송교도소 독방에서 2년간 지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94년 택시운전사인 아버지와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는 영어책을 껴안고 잘 정도로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97년 2월 대전교도소로 이감된 뒤 교도소측의 배려로 고시반에 들어가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대전교도소측은 “오씨가 대학원에 합격해도 만기가 내년 11월이어서 현재로선 입학이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법무부의 결정이 있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