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수사]검찰 ＂정일순씨 옷값대납 요구한적 없다 ＂

옷로비 위증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신광옥·辛光玉검사장)는 28일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지난해 12월 이형자(李馨子)씨측에 1억원의 옷값 대납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사 결과는 정씨가 ‘옷로비’를 알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특별검사의 수사 결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옷사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옷사건’은 결국 이씨측과 정씨측의 상반되는 진술 중 어느 쪽을 진실로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라며 “이씨측의 진술이 상황에 따라 바뀌고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씨측이 대납요구를 받은 날짜를 지난해 12월18일로 진술한 것은 다음날인 19일 연정희(延貞姬)씨가 라스포사에 들른 것을 알고 일부러 하루 전에 전화를 받은 것처럼 견강부회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국회 법사위가 이형자 영기(英基)씨 자매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대로 이들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기씨는 정씨로부터 옷값 대납 요구를 받지 않았는데도 국회에서 허위로 증언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씨측은 이에 대해 “정씨가 전화를 걸어와 옷값 대납을 요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반박했다.

검찰은 또 특별검사가 수사의뢰한 정씨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정씨를 위증 혐의로만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검수사에서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밍크코트 4벌이 라스포사 일반 고객들에게 판매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코트가 로비용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어서 구입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법 영장전담 김동국(金東國)판사는 이날 위증 혐의를 받고 있는 배정숙(裵貞淑)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판사는 영장 기각의 이유와 관련, “이형자씨 자매가 배씨의 요구로 돈까지 준비했다면서도 청문회와 특별검사 수사과정에서 액수에 혼선이 있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또 신동아그룹에 대해 지난해 말 시민단체의 고소가 있었던 마당에 통일부장관의 부인이 나서 옷값 대납을 요구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에 대해서는 허위공문서 작성 등 새로운 혐의를 추가하지 않고 공무상 비밀누설 및 공용서류 은닉, 증거 은닉 혐의로만 기소키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른바 ‘옷로비’ 의혹에 관련된 종합 수사결과를 당초 29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형자 영기씨에 대한 국회의 고발이 늦어져 발표일을 30일 오후로 연기했다.

〈정위용·부형권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