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비밀해제된 미국 군사문서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50, 51년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경기 용인 지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피란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영춘면 생존자들은 51년 1월20일 피란민들이 숨어 있던 동굴에 미군 전투기가 소이탄을 발사해 민간인 300여명이 질식해 숨졌고 동굴을 빠져 나온 사람들도 기총소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51년 1월12일 용인에서 남쪽으로 향하던 피란민들은 피란민임을 알리려고 짐꾸러미를 머리에 얹고 몸을 웅크렸는데도 미군 전투기의 기총사격을 받아 300여명이 희생됐다.
전직 AP통신 종군기자인 짐 베커(74)는 같은 해 1월26일 미군을 따라 북진하면서 용인 부근 도로에서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시체 200여구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피란민 중에 무기를 소지한 사람은 없었으며 현장을 목격한 미 공군대변인실 직원도 피란민 속에 잠입자가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공군 조종사들은 작전 수행 이후의 보고서에서 “올바른 공격목표인지 가끔 의심이 갔다”면서 “공중정찰 비행기의 지시에 따라 기총소사를 했으나 그들은 피란민 같았다”고 말했다.
미 공군 제9전투비행단과 35전투비행단의 작전후 보고서에는 미군 조종사들이 어선 가옥 학교 마을 전체에도 기관총과 폭탄 공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당시 한국 국방부는 혼동과 오인사격을 피하기 위해 미군기에 한국인 장교를 동승시켜 달라고 미 공군에 요청했다. 9월과 10월 AP통신은 미 육군이 50년7월 충북 영동군 노근리 철교 밑에서 한국인 양민 300여명을 사살했고 이후 다른 작전에서도 수백명의 피란민을 사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국방부 케네스 베이컨 대변인은 “노근리사건 조사를 우선 마친 뒤에 다른 사건도 추가조사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