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땅처럼 인식되던 늪이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늪지는 충분한 수분으로 인해 산지에서 볼 수 없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곳이다.
이번에 복원이 시작되는 용늪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해발 1260m에 위치한 습지로 89년 환경부에 의해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큰 용늪, 작은 용늪 등 2개의 습지로 이뤄진 용늪은 97년 습지보전을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에 의해 경남 창령의 우포늪과 함께 ‘람사습지’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다.
용늪 주변에는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끈끈이주걱과 희귀식물인 개불알꽃, 비로용담, 가는동자꽃 등 191종이 자라고 있다. 또 복숭아순나방붙이 등 224종의 곤충도 서식해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곳.
자연생태과의 임종현(林種賢) 과장은 “용늪은 장기간에 걸친 수분부족과 토사유입 등으로 습지가 크게 훼손됐다”며 “더구나 철쭉 같은 산지식물의 침입으로 산지화가 빠르게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돼 복원사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용늪은 자연환경실태조사와 학술조사차 이곳을 방문한 학자나 학생들에 의해 오히려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됐다.
환경부는 △사람의 발자국 등으로 산사초나 진퍼리새 같은 습지식물이 훼손된 진흙층(이탄층)지역에 습지식물을 이식하고 △산사태 등으로 훼손된 주변 산지의 경사면에 잔디 등을 심어 흙이 더이상 습지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며 △복원사업이 끝나는대로 학술조사가 가능하도록 목재를 이용한 간이도로(목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