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배삼준/北채권 인수해 식량난 지원을

  • 입력 2000년 1월 4일 19시 42분


북한의 식량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 북한과 일본의 수교회담에서 김용순은 식량난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지원을 요구했다. 북한은 미국에도 번번이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증거다.

북한의 태도에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좀더 멀리 그리고 대승적으로 생각하고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식량을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 경제가 호전될수록 자본주의식 경제가 발달될 것이고 그만큼 개방의 물결이 높아져 자유에 대한 욕구가 분출될 것이다. 이런 사회분위기는 결국 북한을 평화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시적인 식량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북한 당국이 농업물자 채권을 발행하고 우리 국민이 이 채권을 매입해 농업물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북한은 물난리로 훼손된 농경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씨앗 농약 비료 농기구 농업기술 등이 열악하다. 농경지를 복구하는 장비와 농기구 농약 등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북한 전지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힘들겠지만 온 국민이 참여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해결이 가능하다. 정부가 직접 돕기보다는 자율적인 시민운동으로 전개하는 방식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채권의 지급기한은 3년거치 5년상환으로 하고 연리 10%, 액면가는 100∼10만달러, 발행자는 북한 평양 중앙은행장 명의면 될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구 소련의 부재를 러시아가 승계하듯 통일 후에는 통일정부가 지급할 것이고 그 전이라도 북한정부가 능력을 갖추면 북한이 지급할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좋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채권을 판매한 돈으로 남한의 농업물자 생산 업체에 발주해 생산된 농업물자를 북한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통일부 등 관계기관에서 진지한 검토가 있기를 희망한다.

배삼준(㈜가우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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