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서울 송파구 잠실네거리에 들어설 예정인 41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로 인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놓고 3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가차도를, 송파구와 지역주민들은 지하차도 건설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지금도 롯데월드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 및 놀이시설이 있어 하루 지하철 이용객만도 20만명이 넘고 통과 차량도 19만3000여대나 돼 교통난이 심각한 상태다.
▽논란의 내용〓 주공 5단지 주민 박영철(朴榮哲·52)씨는 “고가도로와 육교를 줄이는 게 시대적 추세인데 공사비용이 조금 더 들고 기술적으로 힘든다고 해서 지하차도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파구 관계자도 “고가차도가 들어서면 상당한 소음이 발생하고 주변 아파트단지의 2, 3층 높이를 가리는 등 미관을 크게 해칠 것”이라며 지하차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입장은 정반대. 서울시 건설국 관계자는 “지하철 2,8호선이 동시에 지나가는 잠실네거리에 지하차도를 만든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한 난공사여서 고가차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하차도가 건설되면 대부분이 헐리게 될 182개 지하상가 주민들도 ‘생존권 사수’를 내세우며 지하차도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지역주민과 국회의원 시의원 전문가 공무원 등 16명이 모인 서울시장 특별자문단회의가 3차례 열렸지만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모두 무산됐다.
▽논란의 배경〓 98년 4월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사전승인하면서 ‘고가차도 건설 및 비용부담’을 롯데측에 요구한 것이 논란의 발단.
한달 뒤 송파구는 제2롯데월드 건설을 최종허가하면서 서울시의 입장과는 달리 주민의견을 수렴해 ‘지하차도 건설’을 조건부로 제시한 것.
이 때문에 98년과 9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건축허가 조건을 임의로 바꾼 것을 놓고 ‘월권논란’을 야기했다. 구청의 최종허가 시점이 지방선거를 앞둔 데다 잠실5단지 주민 등이 ‘고가차도 절대반대’를 주장하며 표로 심판하겠다고 나선 것도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압축안 및 전망〓 현재 결정 대상안은 고가차도 2개안(855m와 480m)과 지하차도(460m)안 등 3가지. 855m 고가차도는 북쪽 주공 5단지앞 삼거리∼잠실역 네거리∼남쪽 석촌호수 네거리 등 교차로 3곳을 교통신호를 받지 않고 직행할 수 있어 소통효과가 크다. 잠실네거리만 관통하는 480m 고가차도는 민원을 줄이는 장점은 있지만 교통처리 효율은 떨어진다.
2004년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기 전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한가지 안이 채택돼야 한다. 현재 서울시 입장과 주민 반발 등을 고려할 때 480m 고가차도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