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미성년 매매춘 전쟁' 선포…전국 특별단속 지시

  • 입력 2000년 1월 9일 19시 54분


서울 종암경찰서에서 시작된 미성년매매춘과의 전쟁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경찰청은 미성년매매춘에 대한 전국적인 특별단속을 실시하기로 하고 1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전국 방범과장과 여성단체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성년매매춘 단속방안 등을 논의한 뒤 구체적인 단속 시행령을 마련해 전국 경찰에 시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또 전국적인 단속과 함께 여성단체 등과 공동으로 ‘가출청소년 집으로 돌려보내기 운동’ 등 캠페인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을 선포한 김강자(金康子·55·여) 서울 종암경찰서장은 8일 ‘미아리텍사스’ 업주들로부터 미성년자 윤락 금지 등에 관한 서약서를 받았다.

김서장은 이날 오전 11시 텍사스촌 업소 140여곳의 업주들을 경찰서로 불러 “방탄유리까지 설치한 업소가 있는데 부숴버릴 장비도 마련했다”며 “앞으로 문 걸고 커튼을 친 채 은밀히 영업하는 곳은 모두 미성년 고용업소로 간주, 경관을 고정 배치하는 등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서장은 이 자리에서 △청소년윤락 퇴폐영업 금지 및 적발시 처벌 감수 △청소년의 업소출입시 경찰 신고 및 인계 △업소 출입문 개방과 커튼 제거 △청소년 선도활동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각서를 업주들로부터 받았다.

김서장은 “무엇보다 미성년 윤락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업주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발적인 협조를 거듭 당부하고 미성년 윤락 고발자에게 포상금(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김서장은 “미성년자와 관계를 한 이들이 구속될 경우 반드시 실형을 살도록 여론을 조성하고 모든 시민단체와 연계해 윤락녀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서장은 8일 오전 격려차 방문한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28개 단체 관계자 30여명과 만나 미성년 윤락에 대한 단속강화를 약속하고 정기모임 마련 등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이현두 이헌진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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