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가짜 옥돔 기승… 백화점주변 사기판매 잇달아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제주산 옥돔 사기판매 조심하세요.’

최근 서울시내 곳곳에서 중국산 옥돔을 제주산으로 속여 바가지를 씌운 뒤 달아나는 ‘생선 사기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사기단들은 유명백화점 주변도로에 대형냉장트럭을 주차시킨 뒤 “백화점에 고가로 납품하는 제주산 옥돔을 싸게 판다”며 젊은 주부나 학생들을 유인,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 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던 오모씨(20·대학생·서울 강서구 방화동)는 40대 중반의 두 남자로부터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오씨를 백화점 인근도로에 주차된 대형 냉장트럭으로 데려간 이들은 “1박스(10마리)에 12만원에 납품하는 최상품의 제주산 옥돔을 싸게 판다”며 4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 집에 돌아와서야 구입한 옥돔이 1kg(4∼5마리)에 4000원 남짓한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안 오씨는 구입장소로 달려갔지만 이미 트럭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오씨는 “백화점 가격표가 붙은 포장박스를 보고 혹시나 했는데 사기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주일전 주부 김모씨(30·서울 양천구 목동)도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 차도에 주차중이던 냉동트럭에서 내린 30대중반의 운전자로부터 “백화점에 납품차 왔다가 돌아가는 길인데 1박스(6마리)에 12만원짜리 제주산 옥돔을 4만원에 판다”는 꾐에 빠져 같은 피해를 봤다.

이처럼 피해가 잇따르는 것은 육안으로 국산과 중국산의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유통’ ‘○○수산’이라는 로고가 붙은 대형냉동트럭까지 동원하는 사기단들의 교묘한 수법 때문.

업계관계자들은 “최근 헐값으로 수입한 중국산옥돔을 제주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사례가 많다”며 “백화점 등 지정판매처가 아닌 할인을 빙자, 거리에서 판매되는 옥돔은 십중팔구 중국산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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