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고가 밀수판매 성행… 밀수업자등 5명 구속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국내 시판 허용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인 등을 통한 고가의 밀수품 판매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검찰수사 결과 남성들은 정상제품을 사는데 필요한 의사의 진단을 귀찮아 하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은밀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외사부(박상옥·朴商玉부장검사)는 19일 미국 영주권자인 김태순(金太淳·38)씨 등 비아그라 밀수업자 4명과 판매상 이신화(李新和·59)씨 등 5명을 약사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박미선(朴美仙·38·여)씨 등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비아그라 8900정을 압수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선물센터인 ‘영스’ 등에서 100㎎ 비아그라 4800정을 구입, 밀수한 뒤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 등에게 3300정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김씨 등 밀수업자들로부터 100㎎ 비아그라 8만8000정을 구입해 판매한 혐의다.

김씨 등 밀수업자들은 딸가닥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비아그라 낱알을 비닐랩으로 포장, 몸 속에 숨겨 밀반입했으며 ‘지게꾼’으로 불리는 운반책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들은 미국 선물센터에서 100㎎ 비아그라 30정들이 1통을 244달러(약 25만원)에 구입해 남대문시장 상인들에게 29만5000∼31만원에 팔았으며 상인들은 이를 소매상에게 30만∼33만원에 팔았다. 소비자들의 구입가격은 1정에 1만5000∼2만원.

주임검사인 강경협(姜京協)검사는 “비아그라는 부피가 작고 가벼워 반입이 쉽고 높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밀반입이 상당한 규모로 행해지고 있다”며 “밀수나 판매가 점조직으로 운영되는데다 전부 현찰거래로 이뤄져 밀수규모 파악과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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