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인터넷 무료법률상담]3109건 접수…이색사연 잇따라

  • 입력 2000년 1월 23일 19시 12분


동아일보가 ‘정강법률포럼’과 공동으로 2월12일까지 실시하는 ‘인터넷 무료법률상담’엔 23일 현재까지 1718명이 모두 3109건의 법률 상담편지를 띄웠다. 상담분야가 모두 47개로 세분화돼 있지만 ‘기타’ 난에는 분류하기 힘든 ‘희한한’ 법률상담신청도 상당수 올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A씨(26·여)는 초등학교때 왼쪽 어깨에 맞은 홍역예방 ‘불주사’의 흔적이 너무 크고 지금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보냈다. 그는 “흉터 크기가 가로 세로 6㎝여서 모델이 되고 싶지만 포기했다”며 “지금도 왼쪽으로 누우면 아프고 가방도 못 멘다”고 호소했다.

이종학 변호사는 “불주사를 놓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난 것을 ‘불법행위’라고 볼 수 있는가가 쟁점이고 국가를 상대로 내는 소송은 시효가 5년으로 짧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동물병원을 개원한다는 B씨(25)는 “병원 이름을 ‘A박사 동물병원’으로 지으려 하는데 실제로 박사학위가 있어야 되는가”라고 물었다. 답변은 “상법은 상호선정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원하는 이름을 지어도 된다”는 것.

C씨(여)는 “옆집에서 키가 1m나 되는 맹견을 키우는데 소리도 요란하고 늘 불안하다”는 사연을 보내왔다. 고지환 변호사는 “민사상 위자료청구가 가능할 듯 하지만 법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으니 주인과 대화로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된 아파트 소음문제나 일조권 분쟁을 묻는 편지도 다수였다.

D씨(20)는 “개인적으로 군에 가기 전에 받는 신체검사가 개인의 사생활과 신체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시책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법률적인 답변을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상담변호사들은 이 질문에 아직 답변을 못하고 있다.

이밖에 사귀는 애인이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사연, 결혼예정자의 과거를 알게 돼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사연도 있었다.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터넷 금융다단계나 인터넷 복권판매 등에 대해 “나도 해보려 하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나”라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변호사들은 “이곳은 사업을 상담하는 곳이 아닙니다”라고 정중하게 답변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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