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의원' 웃긴 이르다…총선연대 주말 2차발표

  • 입력 2000년 1월 25일 19시 10분


“아직은 발뻗고 못잔다.”

총선연대가 24일 발표한 공천반대자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리며 쾌재를 불렀던 전 현직의 많은 의원들이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전 현직의원 329명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66명의 1차 명단을 발표한 총선연대가 주말쯤 20명안팎의 2차 명단 발표를 계획하고 있는 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정치전문 시민단체인 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련)도 독자적인 명단을 작성,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

물론 총선연대와 상당부분 명단이 겹치겠지만 나름대로 단체의 특성을 가미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새로 포함되는 사람도 상당수에 이를 전망이다.

총선연대 김기식(金起式)부대변인은 25일 기자회견에서 “1차 명단에서 누락됐으나 국회의원으로서 ‘함량미달’인 인사를 20명 가량 선정, 정치권에 추가 전달한 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를 공개할 방침”이라며 “이것 역시 명백히 공천반대 명단이지만 가장 ‘문제’가 많다고 판단되는 66명과 변별성을 두기 위해 분리해서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연대측에 따르면 후속명단에는 1차 때 사실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아 빠진 인사나 종합기준에서는 걸러졌으나 지역감정조장발언 등 개별 기준으로 볼 때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사들이 우선 포함된다. 특히 1차명단 선정과정에서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의원 10여명은 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처지다.

총선연대는 또한 명단 발표이후 정치권의 항의가 잇따른 데 대해 “정치권이 명단공개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을 경우 1차명단에 오른 66명에 관한 세부 추가자료를 언론에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선연대의 후속명단과 함께 정개련도 27일 현역의원들을 대상으로 △범법행위 △지역감정 조장 △철새정치인 △폭언 폭력 전력 등 6가지 기준으로 60∼70명의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선정,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정개련 명단에는 총선연대 명단과 일치하지 않는 새로운 인물이 절반가량 선정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독자적으로 4명의 공천부적격자를 선정한 인천행동연대를 비롯, 상당수 지역단체들이 별도의 낙천 낙선운동을 추진하고 있어 의원들은 최소한 2,3번의 ‘그물코’를 더 빠져나가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 비서관은 “1차명단에 빠져 만세를 불렀는데 후속명단 발표소식에 눈앞이 아찔해진다”며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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