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생 1200여명 28일 약사시험거부

  • 입력 2000년 1월 27일 19시 26분


약대생들의 응시자격을 사실상 박탈한 한약사시험 응시자격 기준에 반발한 약대생들이 28일 실시될 약사고시를 거부키로 해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전국약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승용·李承勇·조선대 4년)는 한약사시험 응시자격 문제의 해결 없이는 약사고시도 보지 않겠다는 당초 선언대로 28일 실시되는 약사고시에 응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약사시험에는 응시대상 1727명 중 재수생과 편입생 등 400∼500명만 참여한 가운데 치러질 전망이다.

약대생들은 이번 약사시험 포기와 함께 유급을 해서라도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을 확보한다는 입장이어서 대량 유급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약대생들은 28일 약사시험을 보지 않고 대신 고사장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에 모여 시험이 치러지는 동안 침묵시위를 벌인 뒤 가두행진과 함께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약대생 1000여명과 약대생 학부모협의회 소속 학부모 500여명은 27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약학교육 자주권 수호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갖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약사시험을 둘러싼 약대생들의 반발은 정부가 한약사 제도를 신설하면서 한약학과 졸업생 외에 95, 96학번 약대생들에게도 응시자격을 주기로 했으나 대신 한약 관련 과목을 95학점 이상 이수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을 지난해말 발표, 올해 약대 졸업예정자들이 응시자격을 갖추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했으나 법률상의 제약으로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약사시험 거부는 안타깝지만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성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