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민사3부(주심 윤재식·尹載植대법관)는 28일 S보험이 도로에 주차한 승용차 안에서 히터를 켜놓고 잠자다 숨진 Y씨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이나 위험과 무관하게 자동차를 사용하다 일어난 사고까지 ‘운행중 사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승용차를 운행하기 위해 시동 후 히터를 켜놓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기 위한 공간으로 자동차를 이용했다면 자동차 고유의 장치를 그 목적에 따라 사용한 것으로도 보기 어렵고 보험약관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보험과 상해보험에 가입한 Y씨는 97년 12월 자녀 2명을 승용차에 태우고 귀가하던 도중 폭 6m의 도로에 주차시킨 뒤 히터를 켜놓고 바로 잠이 드는 바람에 자녀들과 함께 질식사한 채로 발견됐다
S보험측은 “자동차를 운행하다 일어난 사고가 아닌 만큼 Y씨가 계약한 보험의 보험금을 모두 지급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고 Y씨 유족은 1, 2심에서 “2개의 보험 중 상해보험금 2000만원만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상고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