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유치환 시인 생가 복원 '예산 낭비' 논란

  • 입력 2000년 2월 1일 19시 21분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가 거액을 들여 시인인 청마 유치환((靑馬 柳致環·1908∼1967)선생의 생가 복원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여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영시는 청마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비와 시비 11억원을 투입, 98년 12월부터 정량동 860의 11 부지 4000여㎡에 ‘청마문학관’ 건립공사를 벌여 2월 14일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청마문학관은 60여㎡의 생가와 170㎡ 규모의 전시관,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시는 이 문학관 준공일에 맞춰 청마 추모음악회와 청마문학상 시상식도 가질 예정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 문학관 준공으로 문화교육은 물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제시는 청마가 거제에서 태어났다며 최근 시내 둔덕면 방하리 3700여㎡에 청마 생가를 건립키로 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14억원을 들여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이 생가에는 유품을 보관할 전시관과 사랑방, 노인정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처럼 인접한 두 자치단체가 한 시인의 생가를 경쟁적으로 건립하자 주민들은 “예산낭비일 뿐 아니라 관광객에게 혼선을 줄 우려 조차 있다”고 지적했다.

청마는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에서 태어나 2살 때 통영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묘소는 거제에 있다.

<통영〓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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