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등 공과금, 4월이후 껑충 뛸듯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4월경부터 은행이 전기요금 전화요금 국민연금 의료보험료 등의 공과금을 수납할 때 적용하는 수수료가 대폭 인상되고 이에 따라 공과금도 오를 전망이다.

한국통신 한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의료보험공단 등 4개 수납의뢰기관은 은행이 부과하는 수수료가 크게 오를 경우 이를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결국 그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적정 수수료는 건당 600∼700원 수준〓감우회는 8일 각 은행의 수납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적정 수수료는 건당 600∼700원 수준이라는 최종 실사결과를 은행연합회와 4개 공공기관에 통보했다. 감사원 출신 공무원들의 단체인 감우회는 은행연합회 등의 용역의뢰를 받아 그동안 전국의 30여개 은행 본지점을 돌며 현장 실사조사를 벌여왔다.

이는 지난달 중순의 중간 실사조사 후 제시한 700∼800원 수준보다는 약간 낮아진 것이긴 하지만 현재 수수료(전화 35원, 전기 40원)에 비해선 크게 높은 수준.

지난해 10월 수수료 인상문제를 놓고 수납대행 중단이라는 극한상황까지 치달았던 양측은 원가분석을 토대로 올 1월부터 소급해서 수수료를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측은 앞으로 한달간 감우회의 실사결과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점검한 뒤 다음달 중순까지 인상폭을 결정해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공과금도 덩달아 인상될 듯〓수수료가 700원 안팎으로 오른다 해도 이는 일반 국민의 몫이 아니라 해당기관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

하지만 해당기관들은 요금 징수 수수료가 오르면 전화요금이나 전기요금도 그에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

한국통신 관계자는 “월 1만∼2만원의 전화요금을 받으면서 고정비용인 은행 수수료를 700원씩 물게 되는데 어떻게 이용자에게 부담이 없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전화요금의 경우 은행수납 의뢰건수는 연간 6000만건에 이르기 때문에 건당 수수료가 700원으로 오르게 되면 한국통신이 부담하게 될 수수료는 21억원에서 420억원으로 늘어난다. 연간 7800만건의 전기요금 수납을 의뢰하는 한전의 부담도 31억2000만원에서 546억원으로 증가한다.

▽다른 은행 수수료도 인상〓각 은행은 재산세 자동차세 등 국고수납 수수료와 온라인송금 수수료 등도 함께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는 은행이 준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왔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인원 감축과 금융권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업무처리에 드는 비용만큼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만원을 온라인으로 송금해줄 때 현재 500∼1000원을 받고 있으나 원가분석을 해본 결과 2600원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현재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는 국고수납도 앞으로 수수료 현실화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공과금 등을 창구에 비해 수납 비용이 낮은 자동화기기를 통해 입금하거나 계좌이체를 이용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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