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선한승(宣翰承)박사팀이 지난해 301개 기업(연봉제 실시 기업 99개 포함) 근로자 1505명을 대상으로 연봉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8.9%는 연봉제 하에서의 입사 선후배간 ‘임금역전’을 수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급여수준이 낮을수록 근속연수가 낮을수록 연령과 학력이 낮을수록 임금역전에 거부감을 보였다.
연봉제 도입에 찬성한 근로자는 절반을 넘는 55.5%에 달한 반면 12.5%가 반대했고 나머지는 그저 그렇다고 응답. 생산 기술직보다는 사무직 관리직 연구직, 사원보다는 간부, 고졸 또는 전문대졸 이하보다는 대졸 이상, 노조원보다는 비노조원의 찬성률이 높았다. 또 연봉제가 전사원에게 확산되거나(46.1%) 일부 직종 직급에 한정해 보급될 것(46.5%)이라는 관측이 상반됐다. 그러나 아무리 연봉제라 하더라도 임금 격차가 많이 나는 것은 꺼리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는 많은 기업이 외국과 같은 ‘순수 연봉제’가 아닌 ‘한국적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잡다한 수당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고 호봉표를 그대로 사용한 기업도 33.3%나 됐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