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담배가 음주욕구 부채질"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술을 마시면 담배 생각이 난다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니코틴이 알코올 욕구를 부채질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토론토대 중독 및 정신보건센터 연구팀은 미국 알코올중독 전문지 ‘알코올리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쥐들에게 니코틴을 주입한 뒤 알코올을 주면 알코올 섭취량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니코틴이 투여된 쥐들에게 하루 한시간씩 알코올을 마음대로 마시게 한 결과 사람의 용량으로 4∼5잔에 해당하는 양을 마셨다고 말했다.

일반인들 가운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약 25%인데 비해 알코올 중독자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90∼95%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도 니코틴이 알코올 욕구를 부채질한다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니코틴과 알코올을 동시에 좋아하는 현상에는 어떤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니코틴과 알코올은 뇌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똑같이 작용해 신호전달체계를 작동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알코올과 니코틴의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효과적인 금주 금연 방법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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