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女종업원 살해 미군상병 범행 자백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26분


서울 이태원 외국인전용 술집에서 발생한 여종업원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검거된 미군 피의자가 21일 검거돼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22일 “미군 범죄수사대(CID)가 21일 오후 경기 파주시 캠프 게리오웬 내의 미8군 47기갑대대에서 검거해 조사중인 이 부대 소속 크리스토퍼 매카시상병(22)이 여종업원 김모씨(32)를 목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미군수사대는 매카시상병의 방에서 피해자 김씨의 동료 이모씨(28·여)의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기 등이 든 손가방과 숨진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묻은 스웨터가 발견됨에 따라 매카시상병을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경찰은 “매카시상병이 사건 당일 김씨와 술집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변태적인 성행위를 계속 요구했지만 김씨가 이를 거절하자 김씨를 마구 때리고 목졸라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는 미군수사대로부터 매카시상병의 신병을 인도받아 범행동기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며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미군수사대측이 매카시상병의 신병을 확보, 자체조사를 마친 뒤 범죄혐의를 우리측에 통보해 온 만큼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매카시상병의 신병을 넘겨받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19일 오후 11시40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외국인전용 술집에서 종업원 김씨가 얼굴과 목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것을 업주 배모씨(57·여)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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