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먼저 형설의 공을 쌓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에게 이 나라, 이 민족의 새천년을 열어가는 주인공으로서의 긍지를 가져달라고 당부하고자 합니다.
새천년의 화두는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사회입니다. 지식의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지식의 생산과 문화가치의 창출은 곧 우리가 지향해야할 목표이자 졸업생 여러분이 현실사회에서 실현해야할 목표이기도 합니다.
세계화 시대 여러분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국내의 인재들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다만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게될 여러분이 명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저버리고서는 진정한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창출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은 당연히 국적을 초월하는 것이어야 하겠지만 여러분의 정신과 기본자세는 우리 민족과 국가에 초점을 맞춰야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시간부터 우리사회의 각계 각층에서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할 사람들입니다. 지도자가 갖춰야할 요건으로 흔히 리더십 협동심 애국심을 말합니다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세계 모든 인류들과 더불어 살겠다는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입니다.
서울대는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족의 열렬한 성원을 받고 있는 교육기관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역시 그러한 혜택을 누구보다도 많이 받은 사람들입니다.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서울대인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들의 영예요, 자긍심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국가와 민족에 대해 감사하고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회에 갚아야할 빚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사회 어느 분야, 어느 직종에 종사하든 간에 이런 사실을 늘 염두에 둬야할 것입니다.
새로운 세계와 글로벌 시대에 대학도 변혁의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이런 시대를 맞아 서울대는 과감한 개혁을 통해 세계수준의 종합연구대학으로 도약해야 됩니다.
지금 지구상의 교육시장은 일부 최우수대학이 독점하는 추세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제일의 대학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세계 최우수대학의 반열에 진입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서울대가 여러분의 모교가 되는 날입니다. 문자 그대로 서울대는 지금부터 여러분의 어머니입니다. 언제나 의지할 수 있고 돌아갈 수 있는 모교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기준<서울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