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노수관(魯洙官·38) 장현범(張鉉範·32)씨 등 붙잡힌 탈주범 2명이 “1월 27일 첫 재판에 나갈 때 정씨가 ‘모든 것은 내가 준비하고 있으니 다음 공판 때 탈주하자’고 제의해 이에 응했다”고 진술했다고 27일 밝혔다.
노씨 등은 또 탈주에 사용한 흉기는 정씨가 감방의 쇠창살 문틀을 뜯어내 화장실 바닥 등에 갈아 만든 것으로 탈주 당일 법정대기실 화장실에서 건네주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정씨가 흉기 3개를 허리춤에 감추고 다른 재소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틈을 타 교도소 X선 검신대를 통과하지 않고 옆으로 비켜 나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씨와 같은 감방에 수용됐던 황모씨가 “지난해 12월경 정씨가 화장실 바닥에서 양철을 갈고 닦는 것을 보았으며 이 칼로 사과도 깎아먹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교도관들의 방조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정씨 등이 수용됐던 감방과 호송경로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노씨 등의 진술 가운데 X선 검신대 통과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다른 재소자의 협조나 교도관의 방조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감방 창문틀이 뜯어진 흔적이 없고 △맨손으로 창문틀을 뜯어내 흉기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점 등으로 미뤄 누군가가 흉기를 만들어 넘겨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김권·정승호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