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공항 92년 착공후 첫 시험비행…시설점검 이상無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2분


“여기는 인천국제공항, HL7577기 나오시오.”

28일 오후3시 시계(視界)는 맑았다. 비행기는 인천 영종도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남쪽으로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접근, 제1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1992년 영종도 방조제 공사를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착공된 이래 사상 최초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서울지방항공청 소속 정용범(鄭鏞凡)기장과 반영만부기장 등 11명을 태운 경비행기가 김포국제공항 경항공기 계류장을 출발한 것은 오후 2시15분경. 이륙한지 7분만에 비행기 왼쪽 아래로 인천 영종도 앞바다가 나타났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직선거리 30㎞에 불과하지만 이날은 인천국제공항의 시설들을 점검하기 위한 첫 시험비행이기 때문에 공항 주변을 시험비행한 뒤 세번째만에 착륙했다.

이날 공항테스트에 사용된 비행기는 1996년 캐나다 봄바디어사에서 제작한 챌린저601기종. 최대항속거리 6700㎞, 최대항속시간 8시간50분에 모두 1600시간의 비행점검기록을 갖고 있지만 이날은 평균시속 500㎞로 50분 정도 인천국제공항 주변을 선회했다. 첫번째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공항에 접근, 고도 20m 정도까지 근접했다가 다시 활공. 두번째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다시 공항에 접근했으며 다시 왼쪽 아래로 공항을 끼고 크게 돌다가 마침내 3750m의 제1활주로에 착륙했다.

이날 시험비행으로 점검한 것은 공항의 전방향표지시설(TVOR/DME). 공항을 중심으로 반경 50㎞의 도착 또는 출발 항공기에게 공항의 정확한 방위와 거리 정보를 시시각각 제공하여 악천후에서도 전천후 접근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항행안전시설이다.

정용범기장은 제1활주로에 대해 “지금 착륙을 해도 좋을 만큼 시설이 잘 갖춰졌으며 국내 다른 공항에 비해 폭이 60m로 넓어 안정감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날 첫 비행점검을 시작으로 다음달 8일에는 공항반경 110㎞의 항공기를 감시하는 공항감시레이더와 항공관제통신시설을 점검하는 등 5월까지 수차례 비행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내년초 421만평이 1차 개항되고 2020년까지 현재 김포공항의 8배인 1700만평이 완공될 예정이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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