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反美사이트' 물의…미군철수 서명운동 전개

  • 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38분


일부 민간단체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군축문제를 거론하며 서명운동을 벌이자 국방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더구나 이들 홈페이지에는 미국을 적으로 규정하거나 한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어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주한미군철수 국민운동본부’는 2월1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onekorea.net)를 통해 ‘전쟁을 부추기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가로막는 미군은 즉각 철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미군철수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악의 뿌리, 미국’ ‘미국에 짓밟힌 한국현대사’ ‘미군의 범죄만행’ 등의 코너를 통해 주한미군에 대한 부정적 자료를 게재하면서 ‘전쟁 책동, 분단 고착화 주범인 주한미군은 즉각 철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 사이트를 방문해 서명한 뒤 게시판에 ‘당연히 없어져야 할 찌꺼기들이 아직도 남아 전쟁을 부추긴다’ ‘발톱까지 무장한 미제의 심장을 도려내고 싶다’ ‘미군놈 목 하나 잘라오면 현상금 5000만원을 걸자’는 식의 과격한 내용을 올려놓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네트워크’도 지난해 11월부터 홈페이지(www.peacekorea.org)에서 한반도 군축문제에 대한 사이버 여론조사를 하며 주한미군의 평화유지군 전환, 남북한 군사력 증강문제를 진보적 시각에서 다룬 자료를 게재했다.

국방부는 이들 단체가 주한미군 철수, 한반도 군축, 국가보안법 철폐 등 한반도 정전체제와 한미 동맹관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문제를 거론하며 여론을 확산시키려 하는 것으로 보고 최근 조성태(趙成台)장관 지시로 국방부 홈페이지(www.mnd.go.kr) 최신 소식란에 군비통제의 이해와 남북 군비통제 방향, 유엔사의 위상과 존속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올렸다.국방부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건전한 주장은 국방정책과 군 활동에 최대한 반영하겠지만 국가안보와 한미동맹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치는 내용에 대해서는 반박논리를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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