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회장과 부회장인 노성대(盧成大)MBC사장, 윤세영(尹世榮)SBS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이용훈(李容勳)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만나 총선 후보자들의 인신 공격이나 허위사실 공표 등에 대한 방송을 억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선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공명 선거를 해치는 행위에 대한 예방 활동과 선거법 준수 풍토 조성을 위해 방송협회가 적극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각 방송사의 보도국은 협회의 결의에 따라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뉴스 편집 과정에서 삭제하거나 육성을 지우고 자막 처리하는 등으로 그 효과를 최소화한다. 이명구 KBS 보도국주간은 “지역 감정을 유발하는 발언을 하는 후보자들은 비판받더라도 해당 지역의 표심을 응집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어떻게든 뉴스에 나오기를 원한다”며“이번 결의는 이런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고 선거를 정책 대결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김승수 전북대교수는 그러나 “무차별적인 인기 발언에 불과한 지역 감정 언동을 방송하지 않겠다는 의도는 좋으나 방송사들이 갑작스럽게 이런 조치를 한 배경에 대해서도 명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의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칫 시청자들이 건전한 상식에 따라 판단해야 할 몫을 방송사들이 임의로 규제하는 일종의 사전 검열이 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