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에 운전면허 15명 부정합격

충남경찰청은 돈을 받고 운전면허 필기시험장에서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手話)로 답을 알려준 청각장애인 배모씨(39·대전 대덕구) 등 2명을 13일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1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1급 청각장애인인 배씨는 지난해 7월부터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청각장애인들을 모집해 1인당 150만원씩 받고 대전면허시험장에서 수화로 답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지난달 말까지 모두 15명을 부정 합격시킨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배씨는 함께 구속된 청각장애인 김모씨(45·경남 창원시)를 통해 전국에서 필기시험에 떨어진 청각장애인들을 모집했으며 김씨에게는 응시자로부터 받은 150만원 중 6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배씨는 또 윤모씨(43·여) 등 40대 여성 5명을 들러리로 고용해 1회당 3만원씩 주고 시험장에 함께 데리고 들어가 시험감독관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끌도록 한 뒤 그 사이 청각장애인들에게 손짓이나 머리를 긁적이는 방법 등으로 답을 알려 주었다는 것. 경찰은 배씨가 대전면허시험장에서만 51차례 필기시험에 응시했으나 떨어진 점을 이상히 여겨 배씨의 응시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부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