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아리 빗나간 '후배교육'…'기강잡기' 폭행 1명 중태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31분


대학 동아리 선후배 간의 폭력을 동원한 비뚤어진 ‘기강잡기’로 1명이 중태에 빠졌다.

16일 자정경 서울 동작구 숭실대 사진동아리 ‘빛누리’ 소속 학생 20여명이 학교 근처 치킨집에서 사진전시회 뒷풀이로 술자리를 벌이다 최모씨(21·건축과 4년)가 후배 박모군(19·경제국제통상학부 2년 휴학중)을 폭행, 박군이 뇌출혈로 인근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박군은 사고 당시 오른쪽 턱을 맞고 뒤로 넘어져 뇌출혈이 발생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뇌에 피가 고여 8주 이상의 치료와 뇌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

최씨 등 3,4학년 동아리 선배들은 16일 오후 10시경 2차 술자리 도중 박군이 신입생 최모군(18·컴퓨터학과 1년)에게 발길질을 하자 “신입생을 다루는 태도가 좋지 않고 신입생들도 전체적으로 건방져 교육을 시켜야겠다”며 호프집 앞으로 후배 10여명을 불러내 한줄로 세워놓고 가슴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학생들은 교내에서 사진전시회를 가진 뒤 오후 8시부터 학교앞 주점에서 1차를 한 뒤 호프집 2곳을 옮겨다니며 술을 마셔 대부분 만취상태였다.

경찰은 관련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뒤 일단 귀가조치시켰으며 피해자 박군의 진술을 받는대로 다시 조사해 불구속입건할 방침이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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