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황사'가 불어온다…내몽골지역 사막화 영향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황사 비상.’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을 비롯해 화북, 서북지역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황토먼지가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어 환경 및 기상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27일 중국 현지 언론과 국내 기상청에 따르면 22일부터 베이징 타이위안(太原) 시안(西安) 란저우(蘭州) 등지에 황사현상이 6일째 계속되고 있다.

이 황토먼지는 23일과 24, 27일에 편서풍을 타고 동진(東進), 한반도의 상공을 뒤덮었다. 기상청은 “중국 내륙을 덮고 있는 황토먼지는 편서풍만 불면 언제든지 한반도로 불어올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예년에는 한반도에서 3∼5월에 평균 서너차례 발생하던 황사현상이 올해는 3월 들어서만 4차례 나타날 정도로 황사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해 황사현상이 유난히 잦은 이유는 중국 황허(黃河) 상류, 몽골과 중국의 경계지역 등 황토지역의 강수량이 평년보다 훨씬 적어 토양이 마를 대로 말라 있기 때문. 여기에 최근 몽골고원 북방에서 불어온 차가운 기류와 황허 이남의 따뜻한 기류가 부딪치면서 상승기류가 발생해 흙과 모래먼지를 공중으로 끌어올린 것.

특히 중국 언론들은 이번 황사현상의 주된 진원지 가운데 하나로 지난 수년 동안 빠른 속도로 사막화된 내몽골의 아라푸(阿拉普) 지역을 꼽아 환경보호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지역은 한때 ‘버드나무의 고향’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넓은 버드나무 숲이 우거졌으나 주변을 흐르던 헤이허(黑河)의 수량(水量)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감하면서 매년 1만3000㏊의 숲이 사라지는 등 빠른 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돼 왔다.

중국 당국은 90년대 중반 이래 황사현상과 홍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조림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서북부지역의 삼림피복률은 여전히 1%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장기예보과장은 “지난 겨울부터 현재까지 중국 내륙지방에 가뭄이 계속돼 황사가 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베이징=이종환특파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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