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후보들을 직업별로 분석하면 정몽준(鄭夢準)의원 등 수천억원대 재력가가 포진한 현역의원들의 평균 재산신고액이 38억6278만원으로 최고 부자층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소기업을 운영하거나 대기업 전문경영인 등 재계 출신이 평균 17억3865만원, 의료계출신이 12억8699만원 순. 노동계 출신은 1억375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지난 3년간 소득세 납부실적 면에서는 현역의원들이 평균 1억537만원으로 1위였고 다음이 법조계출신(평균 7473만원)이었다. 재산세도 현역의원 평균 374만원, 법조계 223만원 순이었다.
법조 의료계 등 전문직 출신의 경우 재산과 비교한 납세액은 비교적 많았지만 동 직종의 평균 납세액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았다.
변호사인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서울 강남을)후보에 따르면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내 연배(변호사 경력 8년)를 기준으로 보면 연간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정도 소득세를 내면 꽤 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연간 3000만원은 내야 일반인에게 눈총을 받지 않는다”는 견해를 제시.
이에 비하면 이번에 출마한 변호사출신 후보들의 소득세 납부액은 ‘기대치’보다는 다소 적은 편. 같은 변호사이지만 오후보의 3년 간 소득세 납부액이 1억5639만원인데 비해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서울 양천갑)후보의 경우 3년 간 소득세 총액이 1176만원으로 큰 차이가 있었다. 원후보 외에도 3년간 소득세 총액이 1000만원대에 불과한 변호사출신들이 상당수였는데 이들은 “정치 준비를 하느라 변호사 업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거나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초점2-후보재산 분석▼
16대 총선 후보등록 첫날인 28일 선관위에 출마 서류를 제출한 선량(選良) 후보 952명 중 최고 재산가는 2783억원을 신고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반면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한 인사는 부채가 5억8670만원에 이른 민국당 박찬종(朴燦鍾)전의원.
○…재산 순위 상위 50명 중 현역의원은 20명이고 나머지 30명은 원외인사. 특히 10∼20위에는 13위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원외 인사.
무소속의 김동권(金東權·323억원)전의원, 민주당의 장영신(張英信·255억원)애경그룹회장, 자민련 채병하(蔡炳河·176억원)대하합섬대표 등이 대표적인 원외 재력가. 또 민주당 이정일(李正一·144억원) 강신수(姜信守·133억원),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128억원), 자민련 강석호(姜碩鎬·115억원)씨 등이 상위 랭킹을 차지.
그러나 상위 10걸 중에는 현역의원이 정몽준의원을 비롯해 김진재(金鎭載·643억원) 조진형(趙鎭衡·357억원) 이인구(李麟求·350억원) 정의화(鄭義和·191억원) 주진우(朱鎭旴·154억원)의원 등 6명이나 돼 현역이 우위.
재산 규모별로 보면 전체 후보 중 100억원 이상이 18명이고 50억∼100억원이 18명, 40억∼50억원이 6명. 반면 민국당 박찬종전의원과 민주당 서용학(-3억1055만원) 이봉수(-2억2418만원), 민국당 정병훈(-1억9304만원), 무소속 오규석씨(-1억6179만원) 등은 재산을 마이너스로 신고.
○…일부 격전지역의 경우 후보들의 재산도 서로 엇비슷. 동문(고려대)끼리 접전 중인 충남 서산-태안의 경우 자민련 한영수(韓英洙)의원과 민주당 문석호(文錫鎬)변호사는 재산이 모두 3억원대로 약 3000만원 차이. 또 경기 수원팔달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61억원)의원과 민주당 전수신(全秀信·83억원)씨, 강원 태백-정선의 한나라당 박우병(朴佑炳·32억4000만원)의원과 민주당 김택기(金宅起·41억원)전동부화재사장은 모두 재력가여서 부자들 대결.
또 울산 동구는 재산이 무려 5000배 차가 나는 정몽준의원과 이갑용(李甲用·5409만원)전민노총위원장이 맞붙어 눈길.
<송인수·최호원기자>issong@donga.com
▼초점3-병역 현황▼
이번 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의 병역 면제율은 여성후보를 제외한 조사대상자 756명 중 158명이 병역을 면제받아 20.9%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병역실명제법 시행 당시 국방부가 발표한 일반인의 면제비율 36.5% 보다는 낮고, 고위공직자 직계존비속 면제비율 13.5%보다는 높은 수치.
○…일반인의 경우 주로 저학력이나 생계가 주 면제사유인데 비해 고위공직자 존비속은 척추 디스크, 시력 등 질병과 체중초과나 미달이 대부분. 후보들의 병역면제율이나 사유를 보면 일반인과 고위공직자들의 중간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면제사유는 △저학력 △수형(受刑) △질병 △생계 등 여러가지지만 수형과 질병이 절반이상을 차지. 특히 여야가 학생운동을 했던 이른바 ‘386세대’를 대거 공천하면서 수형으로 인한 면제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허인회(許仁會·서울 동대문을)후보는 미문화원 점거농성사건으로, 민주당 임종석(任鍾晳·서울 성동)후보는 임수경(林秀卿)씨 방북사건으로,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서울 광진갑)후보는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병역을 면제받았다. 또 민주당 김윤태(金倫兌·서울 마포갑), 한나라당 고진화(高鎭和·서울 영등포갑)후보 등 30여명의 후보가 같은 케이스.
○…후보자 전원이 정상적인 군 생활을 하지 못한 선거구(서울 양천을)도 있다.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후보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수형면제됐고, 민주당 김영배(金令培)후보는 2년3개월 째 현역복무 중 질병으로 의가사 제대. 또 민국당 김용신(金容新)후보는 현역복무 중 수술을 받고 의가사 제대했고 청년진보당 임송라(任訟羅)후보는 질병으로 병역 면제.
일부 후보는 “병적기록부 보관기간이 경과돼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고 일부 후보는 “유학으로 징집시기를 넘겼다”고 면제사유를 대기도 해 의문을 남겼다.
한편 강원 강릉에 출마한 민주당 최각규(崔珏圭)후보와 동해-삼척의 장을병(張乙炳)후보의 병역사항은 ‘6·25’ 당시 학도의용군 입대.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초점4-연령 학력 직업별 분석▼
28일에 등록한 16대 국회의원 총선 지역구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뚜렷한 ‘고연령 고학력’의 추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날 1차 후보자 등록을 마친 952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은 50세로 나타났으나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30대는 전체의 13.2%인 126명으로 집계됐다. 15대 총선 때 15.9%에 비하면 오히려 수치가 줄어들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이 가운데 20대는 전체의 3.7%(35명)에 불과하지만 15대 총선 때의 1.1%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서울지역에서만 후보자를 낸 청년진보당이 최연소자(25세)를 비롯해 연소자순 후보자 상위 10걸을 ‘싹쓸이’한 것이 비율 증가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반면 60세 이상 후보자는 210명으로 22.0%를 차지해 15대 총선 때 11.1%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나 뚜렷한 고령화추세를 보였다. 최고령자는 72세인 한나라당 정재철(鄭在哲·강원 속초-고성-인제-양양)후보.
학력은 대학 졸업 후보자가 526명으로 55.3%를 차지했다. 15대 때의 50.6%보다 다소 늘어났으며 대학원졸업자 비율도 26.8%(255명)로 15대 때의 25.6%보다 늘어났다. 사회 전체적인 고학력 추세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풀이가 가능한 대목이다.
여성후보의 상대적 약진도 눈에 띈다.
여성은 31명으로 3.3%에 그쳤지만 이는 15대 총선 당시 1.5%에 비하면 두배 이상 증가한 셈. 정당별 여성후보자는 청년진보당소속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6명 △한나라당 5명 △민국당과 무소속이 각각 3명 △자민련 2명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598명으로 62.8%를 차지,15대 총선 당시 58.3%보다 다소 증가, 유권자들의 ‘정치권 물갈이’ 욕구가 별로 반영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전문직종인 변호사 비율이 15대 때의 6.0%에서 이번에는 6.6%로 다소 증가했고 이번에 선관위 직업분류항목에 신설된 정보통신업 출신이 6명이나 있었다. 기성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 속에 전문직을 선호했던 정당의 공천결과가 수치로 드러난 듯하다.
<정연욱·현기득기자>jyw11@donga.com
▼초점5-눈길끈 '청년당'▼
‘청년진보당은 청빈(淸貧)당(?)’
서울에 46명, 인천에 1명(부평을) 등 47명의 후보를 등록한 청년진보당은 후보자 재산 신고 결과 가장 ‘가난한 당’으로 드러났다. 출마 후보 중 19명이 재산이 한푼도 없다고 신고했으며 5명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 재산이 마이너스상태. 출마자의 51%가 재산이 없거나 빚만 짊어지고 있는 셈.
47명 중 재산세를 납부했다고 신고한 사람은 조정래(趙井來·서울 서초을·1만6300원)후보 한명. 지난 3년 간 소득세와 재산세를 단 한푼 내지 않은 후보도 29명이나 됐다.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신고한 사람은 이창수(李昌洙·서울 강남을)후보와 김선욱(金善郁·서울 노원을)후보 등 2명. 이창수후보는 토지 재산 2억원을 신고, 청년진보당 내에서는 가장 ‘갑부’로 드러났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한 김숙이(金淑伊)후보는 소득세 납부액 101만3000원을 신고, 최다 소득세 납부자의 ‘영예’를 안았다.
청년진보당측은 “출마자 대부분이 20, 30대인데다 운동권 출신 시민운동가나 학생 신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