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기차여행/철길따라 펼쳐지는 낭만과 향수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4분


따사로운 봄볕, 활짝 핀 개나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바람….

이번 주말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기차를 타고 야외로 나가 상큼한 봄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4월부터 철도청에서 선보이는 당일 코스의 관광열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역∼경기 의정부역을 오가는 증기기관차. 4월 2일 첫 운행에 들어가 5월 말까지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하루 1차례 운행된다.

옛날처럼 실제로 석탄을 때는 것은 아니고 디젤기관차가 수증기를 내뿜는 ‘효과’만 내는 열차지만 흰 연기를 피어올리며 달리는 모습에서 제법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 열차는 오전 10시 15분 서울역을 떠나 신촌∼가좌∼수색∼능곡∼대곡∼일영∼장흥∼온릉∼송추역 등을 거쳐 11시 50분 의정부역에 도착한다.

이 중 일영과 장흥역은 데이트 코스로 훌륭하다.

일영역에서 남쪽으로 500m가량 가면 소나무숲과 푸른 잔디밭이 펼쳐져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장흥역 주변에는 통나무집과 카페가 늘어서 있고 10분 거리에 장흥국민관광지가 있다.

요금은 왕복 7600원. 승차권은 이용하려는 날짜 1주일 전부터 증기기관차가 서는 역에서 살 수 있다. 좌석제가 아니고 타는 순서대로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이보다 더 진한 시골의 정취를 느끼고 싶으면 강원 정선5일장과 연계한 관광 열차를 타보는 게 좋다.

정선장은 날짜에 2와 7이 들어가는 날 열린다. 서울역에서 오전 7시 50분 출발하는 이 열차는 청량리역(8시22분)과 원주 제천을 거쳐 정선에 낮 12시54분 도착한다.

가는 도중에 남한강변과 원주 치악산, 조선시대 단종이 유배됐던 영월 청령포 등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운치가 있다.

정선5일장에서는 깊은 산중에서 나는 온갖 산나물과 약초 야채 등을 구할 수 있다. 정선5일장의 특산물은 황기.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황기를 달여먹거나 황기를 넣고 닭백숙 등을 해먹으면 좋다고 한다.

정선군이 관광열차 시간에 맞춰 정선지역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별도의 연계 관광상품도 개발해 놓아 관광을 즐기기에도 좋다.

이 중 하나는 화암약수를 돌아보는 코스이고 다른 하나는 남한강의 오지인 아우라지를 돌아보는 코스. 두 코스 모두 약초시장에 들러 간단히 쇼핑한 뒤 정선읍 내 문화예술회관에서 정선아리랑을 직접 배워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돌아오는 열차는 오후 5시 30분 정선을 출발해 오후 10시 20분 서울역에 도착한다.

요금은 토 일요일 왕복 2만3600원, 월 금요일 2만1400원, 화 수 목요일은 1만9200원.

문의 철도여행안내센터(02-392-7788)나 철도청 영업개발과(042-481-3289).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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