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에서 동아일보는 일 또는 취미생활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며 E메일주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디지털맨’으로, 나머지를 ‘아날로그맨’으로 규정하고 의식과 생활방식에서 각각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일이나 취미생활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성인남녀는 44.6%, 인터넷 인구는 35.1%, E메일 주소 보유자는 24.6%였다. 이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디지털맨은 전체 국민의 22.5%. 성별로는 남자 23.1%, 여자 16.6%로 모든 연령대에서 남자의 비율이 높았다.
디지털맨은 아날로그맨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들의 ‘행복지수’는 69로 아날로그맨의 64보다 높았다. 전체 국민의 행복지수는 65로, 지난해 초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결과인 58에 비해 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전인 1996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MORI가 발표한 ‘한국인의 행복지수 68’의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이다.
아날로그맨의 85.6%에겐 ‘자녀는 필수’였으나 디지털맨은 67.7%만 이에 동의했다. ‘자녀를 위한 부모의 희생’에 대해서도 아날로그맨은 62.4%가 찬성했으나 디지털맨은 46.3%만이 마땅하다고 응답했다.
디지털맨은 특히 직장생활과 관련해 아날로그맨과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 디지털맨은 이직에 대해 개방적이어서 56.9%가 이직계획을 갖고 있으나 아날로그맨은 36.9%에 불과했다.
‘21세기를 사는 데 꼭 필요한 덕목’에 대한 견해도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디지털맨은 창의성 주체성 등 ‘개인의 경쟁력’을 중시한 반면 아날로그맨은 성실성 창의성 예의범절 봉사정신 절약정신 등 ‘더불어 살기’ 덕목에 초점을 뒀다. 한편 ‘행복을 가져다주는 조건’으로 두 집단 모두 ‘가정의 화목’을 첫손에 꼽았으며 재테크 수단으로 은행저축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체 응답자의 61.5%가 두 번 이상 이직해 ‘평생직장’개념은 이미 사라졌다.으며 국민의 건강지수는 65.4점으로 ‘보통이다’의 50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