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7,8일 파업"]승무지부 노사합의 불복 단독결의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22분


올 들어 노사화합 분위기가 높아가던 서울 지하철이 다시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지하철공사 노조집행부(위원장 배일도·裵一道)가 지난해 말부터 표방해온 ‘대화노선’을 놓고 내부에서 갈등이 계속돼온 가운데 승무지부가 7, 8일 이틀간 한시적 파업을 벌이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 지하철 노사관계의 가늠자가 될 승무지부 사태의 원인과 전망을 살펴본다.

▽주요 쟁점〓승무지부는 기관사 차장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조합원은 1720명. 4개 지부 1만여명으로 구성된 지하철노조 내 핵심조직 중 하나다.

승무지부에서 파업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노조집행부와 사측이 노사합의서를 최종 조인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해 말 마련된 노사 잠정합의안을 구체화한 이 최종합의서를 본 기관사와 차장들이 “근로 여건이 예상보다 훨씬 나빠졌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

승무지부측은 1개월 기준으로 1일만 근무시간을 늘린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월 3.5일 더 일하게 되고 휴일수도 0.7일 줄어들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잠정합의안에선 언급이 없던 ‘탄력근로시간제’ 등 변형근로제가 도입되고 역무원 등과 비교해 승무원의 임금인상폭이 높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파업 전망〓4개 지부 가운데 승무지부만 파업결의를 한 상태인데다 노조집행부가 파업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파업 돌입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노조위원장은 “노사잠정합의안이 전체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통해 추인됐고 최종합의서도 별다른 하자 없이 조인됐는데 불법파업을 내걸고 이익을 챙기려는 것은 잘못”이라며 파업강행은 무리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김학년(金鶴年)승무지부장은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닌 만큼 마지막까지 공사측과 협상을 통해 해결 노력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하철공사측은 파업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 경력기관사와 비조합원 등으로 기관사 400여명과 차장 340여명 등 대체 인력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경달기자> 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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