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여 가자…찍자…" 총선연대 대학로서 투표독려 축제

  • 입력 2000년 4월 8일 19시 23분


“내 한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10, 20대 젊은이들이 “깨끗한 정치를 만들자”며 축제를 열었다.

총선시민연대가 청년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8일 정오부터 10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개최한 ‘가자 놀자 찍자 바꾸자’ 축제. 3만여명의 젊은이가 모여 자전거도 타고 노래도 부르며 젊음을 발산했다.

이날 행사는 분명 정치를 주제로 한 행사였지만 기존의 정치행사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은 없었다.‘지역감정’도 이들에게는 아무런 기준이 되지 못했다.

축제를 즐기던 젊은이들은 “청년층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세간의 평가를 강하게 부인했다.

행사에 참여한 지원씨(26·방송대 1년)는 “젊은 사람들이 선거문화를 바꿔야 정치가 바뀐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미 지역감정 등으로 사고방식이 굳어진 기성세대와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오전 강의까지 빼먹고 아침부터 달려 왔다는 대학생 이모씨(24·서울대 3년)는 “96년 선거와 분위기가 다르다.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투표에 참가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없는 후보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후 5시경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가수들의 공연이 벌어지자 젊은이들은 부패무능정치인의 퇴장을 의미하는 레드카드를 흔들며 박수를 치고 경쾌하게 몸을 흔들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한 청년은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꿈’을 적는 게시판에 ‘박하사탕처럼 깨끗한 정치를 합시다’라고 적기도 했다.

두 딸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주부 강복숙씨(37·경기 고양시 화정동)는 “미래의 유권자인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와 달리 건전한 정치의식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명남기자> star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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