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약재-농산물 수십억대 밀반입 65명 적발

  • 입력 2000년 4월 9일 21시 07분


장뇌(長腦·자연산 산삼의 씨를 받아 기른 것) 미삼(尾蔘·인삼의 가느다란 뿌리)이나 참깨 고추 등 수십억원 어치의 중국산 약재나 농산물을 국내에 몰래 들여와 유통시킨 판매상과 보따리상 65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이덕선·李德善)는 9일 보따리상에게서 구입한 중국산 장뇌 3600여뿌리를 판매한 혐의로 이재봉(李在鳳·44·H상사 대표)씨 등 중국산 약재나 농산물 중간수집상 및 판매상 8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중국산 고추 참깨 마늘 콩 등을 국산인 것처럼 속여 판 혐의로 김모씨(34) 등 농산물 도매상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정모씨(44) 등 3명을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적발된 보따리상 50명에 대해서는 특별관리하도록 관세청에 통보하고 밀반입된 장뇌 참깨 고추 등 10여t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보따리상들은 중국산 장뇌를 뿌리당 약 5000원에 중간수집상에게 팔고 이는 판매상에게 1만5000원 정도에 넘어가 국내 소비자에게는 최소 5만원, 최고 20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S인삼 대표 윤태용씨(64·구속)는 중국산 미삼으로 만든 인삼차를 국산으로 속여 서울의 중소 면세점 등에 6억원 어치를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미삼에서 기준치의 3배가 넘는 농약성분이 검출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중국산 농산물 중간수집상인 신성옥씨(42·구속)는 지난해 12월부터 보따리상 48명을 고용해 고추 33t, 참기름 3t 등 3억8000만원 어치를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다.

검찰관계자는 “밀반입된 참깨나 콩은 관세 등을 물지 않아 국내산 도매가격의 10%도 안되고 적법하게 수입된 것보다 2분의 1이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이번에 적발된 중국산 농산물만 시중가격으로 50억원 어치가 넘는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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