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릉시와 고성군 보건당국에 따르면 산불이 난 7일 초속 25m의 강풍을 타고 매캐한 연기가 마을을 뒤덮은데다 황사까지 겹쳐 대부분의 주민들이 ‘산불후유증’을 겪고 있다.
보건소나 이동진료소 등을 찾은 피해주민들은 화상 외에 안과 및 호흡기질환, 불안감에 따른 신경성질환, 두통, 고혈압,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최용녀씨(71·여·강릉시 사천면 석교리)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해 숨쉬기가 어렵고 밤에는 잠을 제대로 이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송태홍씨(55·고성군 죽왕면 삼포2리)는 “화재 당시 가재도구 하나라도 더 건지려고 하루종일 매캐한 연기를 마신 탓인지 눈이 아프고 소화도 제대로 안된다”고 말했다.
고성군 보건소는 8일부터 하루 50∼60명의 주민이 찾아와 안과 및 호흡기 질환과 신경성질환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강릉 및 고성보건소와 아산재단 강릉병원, 속초의료원 등은 산불 피해현장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산재단 강릉병원 천경수(千京秀·가정의학과)박사는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장시간 연기 등을 마신 상당수의 주민들이 목과 눈의 통증은 물론 불안 초조 등 신경성질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고성〓최창순·경인수기자>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