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조상들 환경보전 생활풍습 책으로 엮어 배포

  • 입력 2000년 4월 11일 18시 38분


‘기회자 장삽십 기분자 장오십(棄灰者 丈三十 棄糞者 丈五十).’ 재를 버리면 곤장이 서른대요, 똥을 버리면 곤장이 쉰대라는 뜻. 재나 똥은 모두 논밭에 유용한 자원이며 이를 아무데나 버려 오염시키는 행위를 큰 죄악으로 본 조상들의 자연관이다.

환경부는 11일 조상들의 생활풍습 가운데 환경보전을 위해 본받아야 할 내용들을 모은 책자 ‘우리 조상들의 환경지혜’를 발간해 학교 도서관 등에 배포했다. 이 책에는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인 조상의 겸허함이 곳곳에서 배어난다.

공동 우물을 팔 때는 먼저 숯을 잘 씻어 우물 바닥에 깔았다. 숯의 미네랄 때문에 물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숯의 수많은 미세한 구멍이 물 속의 더러운 물질을 빨아들여 ‘정수기’ 역할을 한 셈.

삭은 오줌과 잿물은 세탁용 세제로 사용했다. 잿물에 함유된 탄산칼륨과 오줌에 들어 있는 암모니아를 활용해 찌든 때를 없앤 것. 창포 잎과 흰 뿌리를 물에 우려내어 천연비누로 활용하던 풍습이 사라진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창포는 영양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잘 분해되지 않아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벼를 수확한 뒤 필요없게 된 볏짚으로 ‘도롱이’라는 비옷이나 모자 멍석 등의 생활용품을 만들어 썼던 것은 환경친화적 재활용의 단적인 사례.

환경부 이남웅(李南雄)정보화담당관은 “모든 자원을 아껴 쓰고 재활용하며 땅에서 나온 자원은 땅으로 순환시키려 한 조상들의 지혜는 후세들이 머리 숙여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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