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가 투표가 끝난 13일 오후 6시를 기해 일제히 출구조사(exit poll)결과를 발표했으나 방송사간에도 조사결과에 차이가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실제 개표 진행과정에서는 출구조사가 뒤집어지는 결과가 곳곳에서 나오자 신문사 등 언론사에는 “도대체 누구의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항의하는 유권자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우선 KBS와 SBS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와 MBC-갤럽 조사결과는 민주당이 제1당이 된다는 점을 빼놓고는 1, 2위가 뒤바뀐 지역이 20곳이 넘어 “정말로 출구조사를 했느냐. 출구조사를 했다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냐”며 의문을 표시하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특히 양측간의 조사결과에서 차이가 나는 지역에는 후보간 경합이 치열해 1, 2위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뿐만 아니라 강원 원주, 영월-평창, 경기 동두천-양주 등도 포함돼 있어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이 같은 혼란은 개표방송이 본격화되면서 가중됐다. 방송3사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로는 경북 봉화-울진의 경우 민주당 김중권(金重權)후보가 한나라당 김광원(金光元)후보를 누르는 것으로 나왔으나 13일 밤 9시까지 김광원후보가 근소한 차로 김중권후보를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산 해운대-기장을의 경우도 방송사들은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후보가 민국당 김동주(金東周)후보를 누르는 것으로 분류했으나 13일 밤 9시반까지는 거꾸로 김후보가 안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서정화(徐廷華)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인천 중-동-옹진도 13일 밤늦게까지 서후보와 한나라당 서상섭(徐相燮)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은 대전 서갑에 대해서도 민주당 박병석(朴炳錫)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13일 오후 9시반까지는 자민련 이원범(李元範)후보가 근소한 차로 박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출구조사 결과가 조사기관마다 들쭉날쭉하고 일부 지역은 개표결과와도 큰 차를 보이자 확실하지 않은 곳은 발표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왔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