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권화폐 웃돈교환 제의받고 회사돈 횡령

  • 입력 2000년 4월 25일 23시 26분


장영자(張玲子)씨 등을 상대로 한 구권화폐 교환 사기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임안식·林安植)는 25일 ‘웃돈을 얹어 구권화폐 30억원을 줄테니 21억원을 달라’는 제의를 받고 자신이 관리하던 회사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김모씨(34)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말 자신이 임원으로 근무하던 H파이낸스사가 부도나자 사장 이모씨로부터 받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던 53억원을 자신의 은행계좌에 보관해오다 지난해 12월8일 장씨에게 구권 화폐를 미끼로 21억원을 사기당했다고 주장한 하모씨(38·구속 중)에게 21억원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같은 달 10일 회사돈 중 6억7000만원을 자신의 부인 명의인 H은행 계좌로 송금해 빼돌리는 등 회사돈 27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하씨가 장씨에게 수표 21억원을 줬다고 주장하는 시기가 지난해 12월21일이고 김씨가 하씨에게 21억원을 건넨 시기가 같은 달 8일인 점으로 미뤄 하씨가 김씨로부터 21억원을 받은 뒤 이를 장씨에게 건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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