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그룹 업타운 등…新種 엑스터시 '마약파티'

  • 입력 2000년 4월 30일 19시 37분


해외교포 출신의 인기 힙합 그룹 ‘업타운’과 ‘드렁큰 타이거’의 전 현 멤버들이 여대생들과 어울려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하는 등 환각파티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국내 연예인들과 달리 대마초 대신 히로뽕과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MDMA)’ 등 초강력 마약을 투약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文孝男 부장검사)는 30일 재미교포 출신인 ‘업타운’ 멤버 김상욱(21·미국명 스티브 김) 김영진(24·존 김) 이현수(22·카를로스 칼반)씨 등 3명과 미국 영주권자인 여대생 박모씨(23), 무명가수 조모씨(24) 등 5명을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업타운’의 전 멤버이자 여성 2인조 그룹 ‘타샤니’ 멤버인 윤미래(22·여·미국명 나타샤)씨와 댄스 힙합그룹 ‘드렁큰 타이거’의 멤버 서정권(25·제이케이)씨를 같은 혐의로 소환 통보했다.

검찰은 또 에로 영화 배우 박모씨(23·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업타운’ 멤버 김상욱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신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애인인 여대생 박씨, 그룹 멤버인 김영진 윤미래씨 등과 함께 김영진씨가 갖고 있던 엑스터시 4알을 1알씩 나눠 복용하는 등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다.

미국에서 유입된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는 알약 형태로 투약이 간편한데다 환각 효과가 히로뽕의 3, 4배에 달해 테크노 바 등에서 신세대에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강력 환각제로 투약한 뒤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면 극심한 환각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일명 ‘도리도리’라고도 불린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서로의 집을 옮겨 다니거나 호텔 방, 병원 및 승용차 안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엑스터시와 히로뽕 등을 투약하거나 흡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설회사 사장의 딸로 서울 모대학 영문과에 재학 중인 박씨는 지난해 8월 서울 동숭동에 있는 ‘드렁큰 타이거’ 멤버인 서정권씨 숙소에서 애인 김상욱씨, 조씨 등과 함께 히로뽕을 번갈아 흡입하는 등 5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다.

재미 교포 출신으로 96년 12월 결성된 ‘업타운’은 데뷔 후 힙합곡인 ‘다시 만나줘’ ‘내 안의 그대’와 ‘한오백년’ 등을 잇따라 발표해 인기그룹으로 떠올랐으며 최근에는 4집 앨범 ‘UPT.PARADOX’를 냈다.

검찰은 “이들이 히로뽕을 가열해 연기를 흡입하는 등 미국식 수법을 주로 써왔으며 한차례에 통상 0.25g씩 투약하는 히로뽕을 0.3g 이상 과다 투약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에 마약을 투약하다 적발된 에로 영화 배우 박씨 외에 일부 유명 배우들이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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