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유리에게 희망을"…인천 부개여고 모금운동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36분


‘유리의 환한 웃음을 되찾아주세요.’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한 여고생이 수소문 끝에 자신의 몸에 맞는 골수를 찾았으나 거금의 수술비 5000여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딱한 사연의 주인공은 인천 부개여자고등학교 1학년 고유리양(18). 지난해 5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진 고양은 며칠 뒤 병원의 검사결과를 접하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급성골수성 백혈병.’ “남의 일로만 여겼던 날벼락이 왜 내 딸에게….” 골수이식을 받지 않으면 몇 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병원의 통보에 고광수(高光洙·43·개척교회 목사)씨 내외는 딸의 가냘픈 손을 붙잡고 눈물로 밤을 지새야 했다.

별다른 수입이 없어 전셋집을 담보로 2000여만원의 치료비를 마련한 고씨 내외는 항암치료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

곱게 길렀던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잦은 구역질 등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고양의 병세는 차츰 호전돼 지난해말 자가 골수이식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초조히 결과를 기다리던 고씨 내외는 석달전 ‘재발 통고’를 받고 또다시 깊은 절망감에 몸을 떨었다. 게다가 최근 골수은행에서 맞는 골수를 찾았으나 5000여만원에 달하는 수술치료비를 감당할 길이 없는 고씨 내외는 발만 동동 굴러야 했던 것. 한편 사정을 접한 학교측은 1100여만원의 돈을 모아 전달하는 한편 학우들이 각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엽서를 보내는 등 ‘유리양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유리가 교실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 1800여명 전교생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017-402-0859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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