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서울나들이 3년전 약속지킨 女교사

  • 입력 2000년 5월 3일 23시 19분


초등학교 여교사가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골 초등학교 전교생을 데리고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전북 이리남초등학교 홍희숙(洪姬淑·27)교사. 홍교사는 3일 첫 부임지였던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초등학교 전교생 43명을 인솔해 2박3일 일정의 서울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청와대 경복궁 국립박물관 국회의사당…. 3년전 제자들에게 서울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동안 이를 지키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어요. 늦게나마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97년 대학 졸업과 함께 선동초교에 부임한 홍교사는 당시 3학년 담임을 맡아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함께 서울 나들이를 계획했으나 경비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전북 익산으로 전근하면서 선동초교 제자들과 헤어진 홍교사는 최근 LG텔레콤이 주최한 수기 공모 행사에서 1등으로 뽑혀(상금 2000만원)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홍교사는 “휴대전화를 통해 거의 매일 제자들과 상담한 내용 등을 적어 보냈는데 운 좋게 1등에 당선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나들이에 나선 6학년 유성민군(13)은 “이번 서울 여행은 최고의 어린이날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고창=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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