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부근 고층아파트 건설…환경단체"상수원오염"반발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수도권 2500만명의 젖줄인 팔당호 인접 지역에 22층 고층아파트 건설 사업이 착공돼 논란을 빚고 있다.

환경부가 완공 후 상수원오염을 크게 우려하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4일 시공사인 프라임산업이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계열사인 테크노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것을 선언했다.

환경연합 녹색운동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 3개 환경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 테크노마트 앞에 모여 “수도권의 식수원인 팔당호 주변에 22층 아파트를 짓는 행위는 기업이 작은 이익을 위해 공공 책임을 망각한 파렴치한 처사”라며 프라임산업에 고층아파트 건설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하수처리장이 있다는 이유로 주택 건설허가가 나고 있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상수원구역 내에서 대규모 생활하수가 배출되는 고층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은 수질오염 방지를 위한 주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자 이 물을 마시고 있는 수도권 주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194의 1에 건설되는 문제의 아파트는 총 123가구 22층 규모(53평, 81평)로 3개 동이며 양평군의 사업승인을 받아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 2002년 4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는 97년 모 건설사가 아파트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부도가 나는 바람에 프라임산업이 인수했다.

북한강 수변구역에 위치한 이 아파트가 완공되면 하루에 180t의 생활하수가 쏟아지면서 최소한 20∼30t의 하수가 인근 양서하수처리장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팔당호로 유입될 것으로 환경부는 우려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상수원 주변 주민들에게 생계를 위한 사업은 물론 낚시도 못하게 규제하고 있는데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면 어떻게 주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이 아파트가 들어서면 팔당대책은 끝장난 셈”이라고 말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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