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효성1동의 한 아파트에서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15만원과 노인 연금 8만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린다 김의 부모 김무준(70) 정재임씨(68·여)는 7일 딸 린다 김에 대해 “7, 8년 전쯤 한번 찾아와 만난 것 외에는 그동안 연락도 없고 왕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다 최근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며 “이렇게 어렵게 사는데 자기는 미국에서 백만장자로 살았다니 착잡하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또 “어떻게든 이번 일이 해결된 뒤 유리 공장에서 일하는 하나뿐인 남동생(41)에게 도움이나 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둘째딸 귀현(43), 막내 귀자씨(35)와도 연락이 거의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귀현이는 몇 달 전까지 가끔 연락을 했지만 최근 연락이 없었고 막내도 지난해 여름 미국으로 이민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 논현동 집에 머물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는 린다 김(한국명 김귀옥·47)이 탈수와 저혈압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오후 간호사와 함께 김씨를 왕진 치료한 연세외과 임백선원장(45)은 린다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신경쇠약으로 인한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어 절대 안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원장은 “린다김이 4, 5일동안 제대로 먹고 자지 못해 극도로 심신이 피곤한 상태”라며 “심각한 탈수 증상과 함께 혈압이 40대 중반 여성의 평균치(140~80)보다 크게 낮은 90~60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원장은 “린다김아 초췌한 모습이긴 했지만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린다김은 현재 식사로 전복죽 미음 등을 조금씩 먹고 있으며 수액 영양제를 맞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린다김의 조카는 “이모(린다 김)가 진정제와 청심환 등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해 린다김이 심리적 충격을 크게 받았음을 시사했다. 6일 오전에는 김씨의 조카가 인터폰을 통해 “이모가 ‘나 때문에 기자들이 수고한다’며 커피라도 대접해 드리라고 했다”며 취재진에게 커피를 몇 차례 제공했고 7일 오전에는 설렁탕 20여 그릇을 주문해 취재진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등 다소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이완배·민동용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