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취소 관객들 항의소동…마필관리노조 태업

한국경마 사상 처음으로 경마관련단체의 집단행동으로 경마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7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에서 12개 경주로 펼쳐질 예정이던 일요경마가 제2경주 종료직후인 오전 11시35분 조교사협회 소속 마필관리원 노조가 임시총회를 위해 전체 조합원을 소집하는 바람에 경주가 중단돼 나머지 10개 경주가 열리지 못했다.

92년 경마부정사건으로 인한 조교사 2명의 자살과 98년 자연재해(폭우)로 경마가 중단된 적은 있지만 인위적인 집단행동으로 경마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5만9000여명의 관객 중 1000여명이 마필관리원 노조 임시총회장과 기수협회 사무실 마주실에 들어가 집기를 부수며 소동을 벌였고 그중 500여명은 밤늦게까지 6층 관람대에서 항의농성을 벌이다 해산했다.

한편 마사회는 입장료(800원) 환불을 요구하는 관객에게는 무료입장권을 나눠줬다.

마필관리원 노조는 93년 개인마주제로 전환되면서부터 적용된 임금인상분인 120억여원의 체불임금 조기지급 문제로 그동안 한국마사회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한국마사회는 정부와의 예산조정이 끝나는 대로 최대한 노조측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약속했으나 정부측이 한국마사회에 사업이익률 6% 제고 지침을 고수하자 노조측은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

한국마사회는 “이기호 마필관리원 노조위원장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키로 하는 등 관련법 및 규정에 따라 엄정히 대처해 나가는 한편 조속한 사태수습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나 다음주말부터 경마가 정상적으로 시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경마전문가들은 현재 마필관리원을 대체할 인력이 없어 경마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