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으로 활용되는 대규모 하천의 유량이 줄어들자 오염도가 높아져 수돗물 생산에 차질을 빚는 지역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낙동강 하류지역에서는 수질개선을 위해 상류의 안동댐과 임하댐의 방류량을 늘렸다.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건설된 다목적댐의 물을 오염 희석용으로 사용해야 할 정도로 지금 우리의 물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인데다 하천의 경사가 심하고 유속이 빨라 강수량을 이용하고 조정하는 데 매우 불리하다. 비가 2∼3주만 오지 않으면 갈수 현상이 나타나고 시간당 강우량이 10∼20mm만 되어도 홍수피해를 겪는다. 지난해 7, 8월 기록적인 홍수 피해를 겪었는데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대규모 댐을 건설함으로써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기능을 확보했으나 댐 건설의 역기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장래의 물 부족에 대비한 물관리 종합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막상 물부족 사태가 현실로 나타날 때에는 오랜 기간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94년 남부지방에서 6700여개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극심한 가뭄을 당했지만 2000만 수도권 주민들은 소양강댐과 충주댐에서 물을 공급받아 가뭄 피해를 거의 겪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상이변에 의한 홍수와 가뭄이 빈발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수도권의 물 문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년 겪는 가뭄과 홍수피해를 최소화하고 장래의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연 여건으로 보아 댐 건설을 통한 신규 수자원의 확보를 추진해야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댐 건설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역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널리 찾아봐야 한다.
최 중 근(수자원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