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가 최근 대통령업무보고를 통해 제기한 공무원 토요 격주휴무제는 한 주의 토요일은 모든 공무원이 평일과 마찬가지로 8시간 근무하고 다음 토요일은 모두 쉬는 제도.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공직사회는 물론 민간부문의 근무형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노동계 재계 학계 시민단체 대표 등 26명이 토론자로 나선 이날 토론회에서 재계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토요 격주휴무제 도입에 찬성했다.
산업자원부 박영종(朴永鍾)직장협의회대표는 “최근 3개 중앙 행정기관과 3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1%가 토요 격주휴무제 도입에 찬성했다”며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공무원의 사기가 진작돼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李鍾洙)현대건설 이사는 “공무원들이 토요일을 격주로 쉬면 민간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월 이틀씩 정부의 지원을 못 받게 돼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이사는 또 “이 제도의 도입은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일부 단체의 입장을 강화해줄 우려가 있다”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고용이 감소돼 경제에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대표로 나온 정규봉(丁奎鳳)정수기조합 이사도 “공무원 토요 격주휴무제를 시행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조의 근로시간 단축 요구도 거세질 것”이라며 “경제위기에서 이제 막 벗어나려는 마당에 이 제도를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이정식(李正植)정책기획국장은 “선진국은 물론 경제 규모가 우리보다 작은 나라도 대부분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해 노동시간 단축을 선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의 윤우현(尹于鉉)정책1국장도 “창의력이 중시되는 지식 정보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주 5일 근무제는 필수”라며 공무원 토요 격주휴무제 도입에 찬성했다.
중앙대 황윤원(黃潤元)행정대학원장은 “개혁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매월 토요일 가운데 하루만 쉰 뒤 차츰 토요 격주 휴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경실련 이종수(李鍾受·한성대교수)정부개혁위원장은 “토요 격주휴무제는 주 5일 근무제로 가기 위한 과도체제로 불필요한 사회 경제적 비용만 초래한다”며 “토요 격주휴무제보다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